"Create Curious Contents"

《원피스》, 《이누야샤》, 《포켓몬스터》…
우리가 사랑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들
그 특유의 감성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기묘한 캐릭터와 독특한 세계관의
뿌리를 드디어 만나다!
“어릴 적 엄마에게 듣던 이야기를 다시 만났다.
일본 동화는 꼭 권선징악만 가르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깊이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든다.”
_사유리 | 일본 출신 방송인, 『아내 대신 엄마가 되었습니다』 저자
《원피스》의 모험 이야기, 《이누야샤》의 사랑 이야기, 《포켓몬스터》의 신비로운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는가?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다면, 이번에는 그 상상력의 뿌리인 동화와 전설을 만나보자. 낯선 세계로 떠나는 모험부터 사람으로 둔갑한 요괴와의 만남까지, 오늘날 판타지에서 사랑받는 설정들은 이미 옛이야기의 독자들도 사로잡았다. 『드디어 만나는 일본 동화』는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과 예이 시어도라 오자키의 『일본 단편 동화집』에서 가려 뽑은 15편의 일본 민담과 설화를 담았다. 서늘한 괴담과 통쾌한 모험, 뜻밖의 반전이 계속해서 다음 장을 펼치게 만든다.
일본 동화에서는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도 슬픔과 이별이 찾아온다.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의 노부부는 정성껏 기른 딸을 떠나보내고, 「설녀」의 부부는 무심코 꺼낸 한마디에 오랜 행복을 잃는다. 「시든 나무에 꽃을 피운 할아버지」의 선한 할아버지도 아끼던 반려견 시로를 잃고 슬퍼한다. 착하게 살아도 피할 수 없는 슬픔, 사랑해도 막을 수 없는 이별, 권선징악만으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어른이 된 독자들에게는 더욱 깊이 와닿는다.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고타로 지바의 개성 있는 삽화, 옛 그림과 해설로 요괴를 소개하는 부록, 이야기의 의미를 반추하게 하는 우리 속담과 사자성어는 동화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기묘한 상상력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동화 속 인물들이 겪는 사랑과 이별, 행복과 고통에서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낯선 요괴와 신비로운 모험을 즐기는 독자부터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다시 만나고 싶은 어른까지, 저마다의 재미와 추억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추천의 글
제1장 귀신과 요괴
설녀
귀 없는 호이치
협상
무지나
죽어서라도 꼭 지켜야 할 비밀
로쿠로쿠비
제2장 여행
아키노스케의 꿈
해파리와 원숭이
모모타로, 복숭아 소년 이야기
행복한 사냥꾼과 솜씨 좋은 어부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
제3장 정의
혀 잘린 참새
농부와 너구리
시든 나무에 꽃을 피운 할아버지
마쓰야마의 거울
부록 | 옛 그림으로 보는 일본 동화 속 요괴들
참고 문헌
지은이 | 라프카디오 헌 Lafcadio Hearn
1850년 그리스 레프카다섬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기자로 활동하다가 1890년 일본으로 건너가 영어와 영문학을 가르쳤고, 일본인으로 귀화해 ‘고이즈미 야쿠모’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본인 아내에게 들은 이야기와 문헌에 남은 글을 영어로 재구성해 서양에 일본의 문화와 괴담을 알렸다. 대표작으로 『낯선 일본의 모습』, 『마음』, 『괴담』 등이 있다.
지은이 | 예이 시어도라 오자키 Yei Theodora Ozaki
1870년 런던에서 일본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성장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교사와 비서로 일했으며, 일본과 유럽을 오가며 두 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았다. 일본의 설화와 전설을 널리 알리고자 서양 아동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영어로 번역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대표작으로 『일본 단편 동화집』, 『옛 일본의 전사들』, 『옛 일본의 로맨스』 등이 있다.
그린이 | 고타로 지바 Kotaro Chiba
일본 니가타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다. 2005년부터 출판·브랜딩·패키지 등 여러 분야에서 그림과 디자인 작업을 이어 왔다. 일본의 전통적인 소재를 섬세하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재해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드디어 만나는 일본 동화』의 표지와 수록작 15편의 삽화를 그렸다. 화장품 브랜드 가네보 KATE가 일본 옛이야기를 모티프로 선보인 ‘도쿄 오토기바나시’ 컬렉션의 패키지와 『스타워즈: 로닌』 표지 작업 등에 참여했다.
옮긴이 | 이민철
고려대학교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한국씨티은행에서 근무했다. 글밥 아카데미 영어 출판 번역 과정을 수료한 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원문의 글맛을 살리는 번역을 지향한다. 옮긴 책으로는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 『잘 팔리는 스토리의 비밀』, 『네 줄 위의 희망』 등이 있다.
얼마쯤 지났을까. 미노키치는 얼굴 위로 쏟아지는 눈발에 눈을 떴습니다. 오두막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요. 하얀 눈 때문에 밝아진 오두막 안에 한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흰색인 옷을 입고 있었지요. 여인은 모사쿠 위로 몸을 숙여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여인이 내뱉는 숨결은 흰 연기처럼 피어올랐습니다. 순간 여인이 미노키치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그를 향해 몸을 숙였습니다. 미노키치는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_13p, 「설녀」
행자들은 바닷가를 따라 절로 돌아가던 길에, 아미다지 안의 공동묘지에서 들려오는 격렬한 비파 소리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휘젓는 도깨비불 몇 개를 빼면 사방은 칠흑처럼 캄캄했습니다. 행자들은 서둘러 공동묘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등불 덕분에 빠르게 호이치를 찾아낼 수 있었지요. 호이치는 안토쿠 천황의 비석 앞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단노우라전투의 구호를 크게 외치고 있었지요. 호이치의 주변과 무덤 위로 망자들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앞에 그토록 많은 오니비가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지요.
_35~36p, 「귀 없는 호이치」
“이유는 단순하네. 인간은 죽기 직전에 품었던 마음이 가장 위험한 법일세. 나는 그자에게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구했지. 그렇게 해서 그자의 복수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은 거네. 그자는 징검돌을 깨물겠다는 마음을 품고 죽었네. 덕분에 그자의 마음에는 돌을 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그 밖의 일은 모두 잊어버린 걸세. 그러니 더는 그 일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_49~50p, 「협상」
그러자 여인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소매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고 있었지요.
상인은 여인의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얹으며 외쳤습니다.
“아씨! 아씨! 아씨! 한 번만 제 말을 들어주세요! 아씨! 아씨!”
여인이 천천히 몸을 돌렸습니다. 곧이어 소매를 내리더니,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런데 글쎄, 얼굴에 눈코입이 하나도 없는 게 아니겠어요? 상인은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습니다.
_53~55p, 「무지나」
가족들은 깜짝 놀라 오소노가 쓰던 위층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무서워서 차마 정면으로 보지는 못하고 비스듬히 바라보는데, 방의 제단 앞에 놓인 작은 등불 너머로 죽은 오소노의 모습이 얼핏 보였습니다. 생전에 쓰던 장신구와 옷가지가 담긴 서랍장 앞에 서 있는 것 같았지요. 머리와 어깨는 또렷이 보였지만, 허리 아래부터는 점점 흐릿해져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투명했지요.
_59p, 「죽어서라도 꼭 지켜야 할 비밀」
머리 네 개는 곧장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주인장의 머리는 흠씬 얻어맞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달려들었고, 마침내 가이료의 왼쪽 소매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가이료는 주인장 머리의 상투를 틀어쥔 다음, 연신 얼굴을 후려쳤습니다. 머리는 끝까지 소매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긴 신음을 내뱉더니 몸부림이 잦아들고 숨이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숨이 멎은 뒤에도 이빨은 소매를 꽉 물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애써도 떨어지지 않았고, 억지로 턱을 벌릴 수도 없었습니다.
_77~78p, 「로쿠로쿠비」
“그래, 정말 이상한 꿈을 꾸었군. 사실 자네가 낮잠을 자는 동안, 우리도 희한한 광경을 봤어. 작은 노란 나비 한 마리가 자네 얼굴 위에서 팔랑이고 있었지. 그래서 우리도 가만히 보고 있었거든. 그때 나비가 자네 옆 나무 밑동에 살포시 앉았어. 그런데 나비가 땅에 앉기가 무섭게 엄청 큰 개미 한 마리가 구멍에서 기어 나와 나비를 덥석 낚아채더니 구멍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거 있지? 신기하게도 자네가 잠에서 깨기 직전에 그 나비가 다시 구멍에서 나왔네. 그리고 처음처럼 자네 얼굴 위에서 날개를 펄럭이다가 불쑥 사라졌지. 당최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_100~101p, 「아키노스케의 꿈」
해파리가 깜짝 놀라 되물었습니다.
“간을 전부 섬에 두고 왔다고요?”
교활한 원숭이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니까요. 낮에는 보통 나뭇가지에 간을 널어두지요. 나무를 타고 옮겨 다닐 때는 더욱 그렇고요. 오늘 용궁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느라 깜빡하고 나무에 널어둔 채로 와버렸네요. 미리 말만 해주셨으면 까먹지 않고 간을 잘 챙겨왔을 텐데 말입니다!”
원숭이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해파리는 크게 낙담했습니다. 해파리는 곧 헤엄을 멈추고 말했습니다.
“간을 두고 온 원숭이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요.”
_121p, 「해파리와 원숭이」
겨우 15살밖에 안 된 아들의 입에서 이토록 당찬 말이 나오다니, 할아버지는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결국 모모타로의 뜻을 가만히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모모타로는 누구보다 힘이 셌고 두려움을 모르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모모타로가 보통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진작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두 분을 위해 특별히 보내준 아이니, 그 어떤 사악한 오니라도 감히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지요.
_136p, 「모모타로, 복숭아 소년 이야기」
서늘한 괴담, 통쾌한 모험, 뜻밖의 반전
현대 판타지의 원형, 일본 옛이야기
《원피스》의 신나는 모험 이야기, 《이누야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포켓몬스터》의 신비로운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속 상상력의 뿌리를 따라가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동화와 전설에 닿는다. 낯선 세계로 떠나는 여정, 사람의 모습을 하고 다가오는 요괴, 발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은 오래도록 독자를 사로잡아온 설정들이다.
『드디어 만나는 일본 동화』는 라프카디오 헌의 『괴담』과 예이 시어도라 오자키의 『일본 단편 동화집』에서 뽑은 15편의 일본 민담과 설화를 담았다. 뱀처럼 목을 길게 늘여 주위를 살피는 요괴가 나타나고, 복숭아 소년은 동물 동료들과 오니를 물리치러 떠난다. 꿈속에서 보낸 긴 세월이 짧은 낮잠에 불과한 세계도 펼쳐진다. 다정한 얼굴 뒤에 무엇이 숨어 있을지, 모험의 끝에 어떤 운명이 기다릴지 쉽게 짐작할 수 없다. 좋아하는 만화의 다음 장면을 기다리듯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즐거움.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익숙한 상상력이 깃든 옛이야기에서도 새로운 설렘을 발견할 것이다.
착한 사람에게도 이별은 찾아온다
어른이 된 독자에게 더 깊이 와닿는 동화
그렇다면 일본 동화에는 어떤 특별한 매력이 있을까? 이 책에는 착한 일을 한 사람이 보답받는 통쾌한 이야기뿐 아니라, 잘못한 일도 없는 사람이 슬픔을 겪고 소중한 행복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법칙을 벗어난 결말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세상은 동화처럼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현실 때문일까.
「대나무 나무꾼과 달의 아이」에서 노부부는 대나무 속에서 발견한 아이를 정성껏 기르지만, 달로 돌아가는 딸을 끝내 붙잡지 못한다. 「설녀」에서는 눈보라 속에서 만난 두려운 존재가 사랑하는 아내가 되고, 오랫동안 지켜온 행복이 무심코 꺼낸 한마디에 무너진다. 「마쓰야마의 거울」에서는 딸이 어머니가 남긴 거울을 들여다보며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랜다.
이 이야기들은 정성을 다해도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리지는 않으며, 깊이 사랑해도 이별을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돌아보게 한다. 어릴 때는 납득하기 어려웠던 결말도 만남과 헤어짐을 겪은 뒤에는 다르게 읽힌다. 낯선 요괴와 기묘한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정작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 그것이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의 묘미다.
삽화로 만나는 환상의 세계
한 편의 동화를 세 배로 즐기는 법
이야기를 읽으며 상상한 세계를 그림으로 만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유명 삽화가 고타로 지바의 삽화는 섬세한 선과 독특한 색감으로 일본 동화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살린다. 인물의 표정과 배경에 담긴 세부 묘사를 들여다보면 글로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정취가 전해진다. 기묘한 사건을 따라 바삐 책장을 넘기다가도 그림 앞에서는 잠시 멈춰 이야기 속 세계에 머물게 된다.
부록 「옛 그림으로 보는 일본 동화 속 요괴들」에는 오니, 무지나, 로쿠로쿠비 등을 그린 옛 그림과 설명을 함께 실었다. 특히 염불하거나 장부를 쓰는 오니는 무서운 외모와 달리 익살스럽다. 동화 속 두려운 존재가 어떤 그림에서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시대와 화가에 따라 달라지는 요괴의 모습을 비교하며 일본 옛이야기에 다채로운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각각의 이야기와 함께 실은 우리 속담과 사자성어는 낯선 동화를 한층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혀 잘린 참새」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해파리와 원숭이」의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행복한 사냥꾼과 솜씨 좋은 어부」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처럼, 인물의 행동과 결말을 익숙한 속담에 비추어 되짚어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