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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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클래식 67

화에 대하여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한 세네카의 가르침

지은이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옮긴이 박문재
출판사 현대지성
발행일 2025-08-01
판형 150*225
쪽수 376쪽
ISBN 9791139725612
정가 종이책 : 17,500원 | 전자책 :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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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고 불안한 시대를 무사히 건너게 하는 세네카의 문장들

니체, 카뮈, 어거스틴이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세네카 철학의 정수

심층 해설 및 세심한 각주 283개 수록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당신 삶의 주인이 되라

 

무너질 것 같은 순간마다, 2000년을 살아남아 우리를 위로한 문장이 있었다.

분노, 불안, 절망에 흔들리는 시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우리는 어디서 배워야 할까?

로마 제국의 철학자 세네카는 말했다. “철학은 인생의 상처를 치유하는 연고다.”

화에 대하여는 세네카 실천철학의 출발점이자 정수로, 감정이라는 내부의 적과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고전이다. 그는 분노를 잠시 미친 상태라 정의하고, 세 권에 걸쳐 그 원인과 해악, 예방과 치유를 매우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서술한다. 특히 교육, 환경, 습관, 사고방식에 따라 분노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그의 통찰은 현대 심리학과 뇌과학에서도 반복되는 핵심 주제다. 세네카는 철학을 추상 이론이 아닌 삶의 무기로 다루었다.

관용에 대하여는 황제 네로에게 바치는 조언서처럼 쓰였지만, 그 이면에는 권력과 용서,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숨어 있다. 그는 관용을 신의 미덕이라 부르며, 복수의 악순환을 끊고 공존의 질서를 복원하는 정치 윤리의 핵심으로 제시한다.

평정심에 대하여에서는 세레누스라는 친구의 내면적 불안을 다룬다. 세네카는 평정심이란 감정의 부재가 아니라,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택하는 지혜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는 태도에서 현대적 마음챙김(mindfulness)의 원형이 드러난다.

현자의 항상심에 대하여는 운명의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자의 정신 상태를 묘사한다. 이는 체념이나 단념이 아니라, 삶을 자기 손으로 다시 잡는 회복력(resilience)의 철학이다.

 

이번 화에 대하여관용에 대하여, 평정심에 대하여등 총 7편의 에세이를 함께 엮은 세네카 실천 철학의 결정판이다.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는 세네카의 에세이 14편 전체를 67~68번으로 소개한다. 전체를 라틴어 원전에서 완역해, 철학적 깊이와 현대적 맥락이 조화된 정중한 번역으로, 누구나 고전의 핵심을 맛볼 수 있도록 돕는다.

고전은 오래된 책이 아니라, 지금도 작동하는 통찰이다. 세네카의 문장은 내면이 무너질 듯한 순간마다 꺼내 읽는 마음의 연고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

 

· 일과 인간관계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스스로 상처받는 사람

· 리더로서 영향력과 감정 절제를 함께 다루고 싶은 사람

· 혼란한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사람

· 내면의 회복력과 철학적 성찰을 통해 단단해지고 싶은 사람

1| 분노에 대하여 (1)

2| 분노에 대하여 (2)

3| 분노에 대하여 (3)

4| 관용에 대하여 (1)

5| 관용에 대하여 (2)

6| 평정심에 대하여

7| 현자의 항상심에 대하여

 

해설 | 박문재

세네카 연보

지은이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Lucius Annaeus Seneca, BC 4-AD 65)

 

히스파니아(스페인) 코르도바의 기사 계급 가문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성장한 세네카는 소아 천식과 결핵으로 고통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 병약했던 그는 이집트에서 10년간 요양하며 삶의 덧없음을 체감하고 철학적 성찰의 깊이를 키웠다.

37년 재무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지만 칼리굴라의 시기로 목숨을 잃을 뻔했고, 41년에는 황후 메살리나의 모함으로 코르시카섬에 8년간 유배되었다. 49년 아그리피나의 도움으로 복귀한 그는 네로의 교육을 맡고, 54-62년까지 근위대장 부루스와 함께 황제의 고문으로 초기 5년간의 선정을 이끌었다. 이처럼 그는 생존의 위기와 권력의 중심을 오가며, 운명 앞에서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스토아적 지혜를 터득해갔다.

그러나 네로가 변질되고 부루스가 사망한 뒤 세네카의 영향력은 급격히 쇠퇴했다. 62년 이후 시골로 물러나 연구에 전념하던 그는, 65년 네로 암살 음모에 연루되어 자결 명령을 받는다. 그는 평생 추구해온 스토아 철학의 신념에 따라 죽음조차 담담히 받아들이며, 이를 영혼의 자유를 완성하는 순간으로 여겼다.

그는 로마 제정 초기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스토아 철학의 정수를 담은 윤리학 저작들을 남겼다. 14편의 에세이와 124편의 서신은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그의 글은 세속적 성공을 넘어선 삶의 목표와 인간다움의 본질을 깊이 성찰하게 하며, 감정에 흔들리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내면의 기술을 전한다.

 

 

옮긴이 박문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와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보쿰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또한, 고전어 연구기관인 비블리카 아카데미아Biblica Academia에서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원전들을 공부했다. 대학 시절에는 역사와 철학을 두루 공부했으며, 전문 번역가로 30년 이상 인문학과 신학 도서를 번역해왔다.

역서로는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실낙원(존 밀턴) 등이 있고,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책으로 고백록(아우구스티누스), 철학의 위안(보에티우스),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우신예찬(에라스무스) 등이 있다. 그리스어 원전에서 옮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니코마코스 윤리학, 이솝 우화 전집등은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분노는 형벌과 죽음, 고통을 탐하고, 해를 끼치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결국 자신까지 파멸시킵니다. 다른 이에게 해를 끼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안위마저 돌보지 않고, 자신을 파멸로 이끌 복수라 할지라도 열망하여 자기 자신을 그 칼날 위로 던지고 맙니다.

이러한 까닭에 몇몇 현자들은 분노를 순간의 광기라 일컬었습니다. 분노는 마치 광기처럼 자제력을 잃고, 적절한 행동 기준을 잊어버리며, 인간관계를 무시합니다. 한번 시작한 일에 집착하여 몰두하고, 이성적 판단과 충고에는 귀를 닫아버립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하고 올바른 것과 진실된 것을 구분하지 못하며, 무너져 내리는 건물처럼 산산조각 납니다.

-1| 분노에 대하여 (1) (13~14)

 

가장 지혜로운 태도는 분노의 최초 자극을 미리 차단하고, 그 싹부터 잘라내어 분노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입니다. 분노가 한번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기 시작하면, 올바른 길로 돌아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기 의지로 정념을 받아들여 어떤 힘을 실어주고 나면, 이성은 무력해지고 정념은 우리가 허락한 범위를 넘어 제멋대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분노 자체에는 어떤 이로움도 없으며, 전투와 같은 격렬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진정으로 고취하지 못합니다. 미덕은 그 자체로 온전하므로, 악덕의 힘을 빌릴 이유가 없습니다. 강력한 행동이나 공격이 필요한 순간에도, 미덕은 분노 없이 스스로 일어나 상황이 요구하는 만큼 전진하거나 후퇴합니다. 이는 마치 궁수나 투창병이 자신의 판단으로 화살이나 창의 사정거리를 조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1| 분노에 대하여 (1) (26, 28)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존재라는 사실을 되새기는 것만큼 유익한 것은 없습니다. 누구나 자신이나 타인에게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분노를 드러내어 이미 너무나 짧은 생을 낭비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하며 즐거움을 누릴 시간에 남을 괴롭히고 고문하는 데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럴 시간도 없고 허비할 여유도 없다. 왜 싸움을 걸고 다툼을 부르는가? 왜 스스로의 나약함은 잊은 채, 부서지기 쉬운 육신으로 거대한 증오를 짊어지고 남을 해치려 드는가? 적개심을 품고 풀지 않은 채 살아가다 보면, 결국 열병이나 다른 병이 찾아와 우리를 멈추게 할 것이다. 죽음이 끼어들어 원수들을 갈라놓을 것이다. 왜 소란을 피워 다툼으로 삶을 어지럽히는가? 죽음이 머리 위에서 맴돌며, 우리가 흘려보내는 나날을 세어가며 점점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남을 죽이려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 자신의 죽음이 곧 닥칠지도 모른다.”

-3| 분노에 대하여 (3) (181)

이쯤에서 동정심의 본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동정심을 미덕으로 여겨 칭송하고, 동정심 많은 사람을 선량하다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정심 역시 마음의 악덕입니다. 동정심에 빠지는 것이 잔인함에 빠지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지만, 진실에서 벗어난 오류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동정심은 타인의 불행에 이성 없이 휘말려,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감정적 나약함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자는 동정심을 품지는 않지만, 동정하는 자들이 하는 모든 일을 기쁘고 고귀한 마음으로 행합니다. 그는 다른 이들이 눈물 흘릴 때 도우러 달려가되, 함께 눈물 흘리지는 않습니다.

-5| 관용에 대하여 (2) (244)

 

그래서 사람들은 늘 현재를 미워하는 변덕 때문에 여행을 떠나 방랑하며 이 해변 저 해변을 떠돌고, 때로는 바다에서, 때로는 육지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합니다. 루크레티우스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에게서 도망친다.” 하지만 그래봤자 자신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각자를 따라다니며 짓누르고 압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에, 자신이야말로 가장 부담스러운 동반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고통받고 고생하는 것은 장소의 결함이 아닌 우리 자신의 결함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나약해서 어떤 것도 견디지 못하고, 힘든 일이든 쾌락이든 우리 자신이든 어떤 것도 오래 참지 못합니다. 이는 어떤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계획을 자주 바꾸지만 있을 만한 새로운 곳을 찾지 못하고, 매번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6| 평정심에 대하여 (262)

 

데메트리오스가 메가라를 점령한 뒤, 그곳의 철학자 스틸보에게 무엇을 잃었는지 묻자, 그는 원래 내게 있던 모든 것이 그대로 있으니,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소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은 강탈당했고, 그의 딸들은 적의 손에 끌려갔으며, 그의 조국은 이제 적의 지배 아래 놓였습니다. 그는 승리한 군대의 창끝에 둘러싸인 채, 정복자의 자리에 앉은 적국의 왕 앞에서 심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스틸보는 자신의 도시는 점령당했으나 자신은 정복당하기는커녕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고 증언함으로써, 데메트리오스에게서 승리를 빼앗았습니다. 스틸보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자신의 진정한 재산은 여전히 그대로 지니고 있었고, 그가 가진 것 중 적들이 약탈해간 것들은 본디 자신의 것이 아니라 운명이 잠시 맡긴 것일 뿐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런 것들에 마음을 두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온 것은 언제든 외부로 사라질 수 있는, 본래부터 불안정한 소유물이기 때문입니다. 현자는 노예와 재산, 지위뿐 아니라 자신의 몸과 눈과 손,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모든 것, 심지어 자신조차도 운명이 임시로 맡긴 것으로 여기고, 언제라도 돌려달라 하면 미련 없이 돌려줄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 7| 현자의 항상심에 대하여 (314)

회복력과 마음챙김이 화두가 된

현대 사회의 필독서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내면의 평온마음의 단련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가치가 되었다. 로마 황금기를 관통한 사상가 세네카(기원전 약 4~기원후 65)는 그의 저작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술을 전한다. 화에 대하여는 오늘날 멘탈 회복력감정 관리라는 주제에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자기 통제와 평정심의 덕을 중심으로 삶의 불안과 고난 속에서도 단단한 내면을 구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세네카의 통찰은 현대 분노 조절 이론과도 유사성을 보인다. 그는 분노를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닌, 진리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에서 비롯된 인지 오류로 간주한다. 이는 오늘날 인지행동치료(CBT)가 강조하는 핵심 원리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그는 데모크리토스의 웃음을 인용하며, 대중의 악덕이나 타인의 어리석음을 경멸하거나 분노하기보다는 유머와 거리두기를 통해 재구성할 것을 조언한다. 이는 현대 리프레이밍 기법과 유사하며, 매일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점검하는 태도 역시 마음챙김(mindfulness)과 맞닿아 있다. 세네카는 분노를 전적으로 해악으로 간주하며, 감정의 불필요한 소비를 단호히 거부한다.

 

 

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순간, 분노는 무력해진다

 

세네카는 분노를 이성의 마비 상태, 자기파괴적 욕망의 결정체로 보았다. 그는 분노를 벌하고자 하는 열망이라고 명확히 정의하며, 감정이 아니라 판단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분노는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는 전제를 포함한다. 그렇기에 분노는 언제나 자기중심적이며, 세상의 복잡성을 단순화하려는 게으른 판단이다. 세네카는 분노를 제거해야 할 병으로 본다. 이 감정은 이해받고 싶은 기대가 좌절될 때 시작되며, 기대는 곧 오만에서 나온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는다.

분노를 이겨내는 핵심은 그것이 일어나는 순간을 놓치지 않는 데 있다. 그 징조를 포착하고 시간의 간극을 벌려야 이성이 돌아온다. 분노를 다스리는 법은 철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이다. 잠깐 멈추는 것, 일기를 쓰는 것, 타인의 불완전함을 이해하는 것, 유머로 넘기는 것. 이 모든 작은 실천들이 쌓이면, 내면은 한결 견고해진다. 진정한 강함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진짜 힘 있는 사람은 복수하지 않는다

 

세네카는 관용을 힘의 절정으로 본다. 그는 복수할 수 있음에도 참는 것을 진정한 위대함으로 정의했다. 관용에 대하여는 단지 권력자에게 바치는 미사여구가 아니다. 이는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심오한 윤리철학이자, 공동체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세네카는 이렇게 말한다. “잔혹한 처벌은 사람을 통제하지 못한다. 사랑과 신뢰만이 지속가능한 질서를 만든다.”

복수심은 약한 자의 본능이고, 관용은 강한 자의 선택이다.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힘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세네카는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암살 음모를 꾀한 자를 용서한 일화를 예로 들며, 용서가 어떻게 권력을 더욱 안정시키는지를 보여준다. 관용은 결국 나를 지키는 가장 이성적인 무기다. 리더든 부모든 친구든, 용서할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관계를 오래 끌고 갈 수 있다.

 

 

평정심은 만족에서 시작된다

 

세네카는 내면의 균형을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에서 찾는다. 외부 자극이 아니라, 우리가 흔들리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불신에서 온다. 평정심에 대하여는 단지 조용한 마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 글은 고요함을 설계하는 기술서다. 세네카는 사람들이 분주한 이유는 자기 자신과 있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는 평정심을 항상 순리를 따르고, 자신을 긍정하며, 그 상태를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건 욕망이 아니라 절제이며, 야망이 아니라 명확한 경계 설정이다. 무리하지 않는 계획, 바쁘기 위한 분주함을 경계하는 태도, 그리고 유연한 태세 전환이 평정심을 지킨다. 모든 것을 다 가지려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다. 평정은 욕망이 아니라 포기의 기술이다.

 

 

외부의 고통이 나를 무너뜨릴 수 없는 이유

 

세네카는 진정한 현자는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통해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라 말한다. 현자의 항상심에 대하여는 스토아 철학이 그리는 궁극의 인간상, 곧 운명을 초월한 인간의 이미지를 그린다. 그는 현자가 외부의 모욕, 불행, 고통에 대해 무감각한 존재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본질을 훼손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글에서 세네카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 필연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운명을 초대해 철학의 벗으로 삼는다. “운명이 나를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했노라고 선언하는 그의 태도는 체념이 아니라 주체적인 수용이다. 진정한 회복력은 강해지려는 몸부림이 아니라, 상처마저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내면의 평온에서 비롯된다. 아무것도 빼앗을 수 없는 단단한 내면, 그것이 세네카가 말하는 철인의 항상심이다.

 

 

흔들리는 세상 속,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현대지성 클래식은 세네카의 에세이 14편 전체를 두 권에 나누어 완역해 소개한다. 라틴어 원전의 정교한 뉘앙스를 살려내되, 독자들이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도록 세심히 다듬었다.

세네카의 철학은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법을 알려준다. 삶의 충격에 휘둘리지 않고, 관계의 갈등을 건강하게 다스리며,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언어로 제시한다. 그는 운명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운명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얻게 될 주요 변화의 지점들이다.

 

1.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힘: 세네카는 분노를 판단의 오류에서 비롯된 감정이라 보고, 즉각적 대응을 유보하는 시간의 간격을 만드는 훈련을 제안한다. 이는 곧 충동적인 반응 대신, 선택하는 삶의 태도를 회복하는 일이다.

2. 혼란한 세상 속 평정심을 유지하는 기술: 평정심에 대하여는 끊임없이 비교하며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꿰뚫는다. 욕망을 줄이고 계획을 단순화하며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통해 고요한 내면을 설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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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대지성
등록일
2025.07.25 16: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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